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이하 항우연 ) 이 원장 주관 워크숍에서 법인카드를 이용해 음주비용을 부당 집행하고 , 이를 숨기기 위해 결제 내역을 조작한 뒤 국회에 허위 보고한 사실이 22 일 드러났다 . 해당 워크숍은 이상철 원장이 직접 주관한 행사로 , 국회 지적 이후에야 잘못을 인정하고 비용을 뒤늦게 환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국회의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 남양주갑 ) 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 이상철 원장은 지난 4 월 1 일부터 2 일까지 이틀간 , 항우연 간부 24 명과 함께 충남 부여 리조트에서 1 박 2 일간 워크숍을 진행했다 .
이후 항우연은 국회에 ▲ 1 일차 석식 140 만 원 , ▲ 2 일차 중식 (A 팀 34.2 만 원 , B 팀 27.2 만 원 ) 으로 법인카드를 집행했다고 보고했지만 , 실제로는 첫날 석식 자리에서 음주를 포함한 식사 비용 총 174.2 만 원이 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 이 가운데 140 만 원만을 해당일에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 잔액 27.2 만 원은 다음날 점심 비용으로 위장해 분리 결제했다 . 국회에는 “ 중식은 두 팀으로 나눠 각각 식사를 했다 ” 는 거짓 보고까지 덧붙였다 .
이는 항우연이 자체적으로 정한 법인카드 사용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 해당 지침은 하나의 집행을 분할해 결제하는 이른바 ‘ 쪼개기 결제 ’ 를 금지하고 있다 . 이상철 원장이 참석하고 주관한 공식 워크숍에서 이 같은 위법행위가 조직적으로 벌어진 것은 , 조직 전반의 도덕불감증과 윤리기강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 항우연은 간담회비로 지출했다며 국회에 보고한 또 다른 44 만 9 천 원 상당의 법인카드 사용이 실제로는 호프집 뒷풀이 술자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 항우연은 이에 대해서도 “ 부적절한 집행이었다 ” 고 시인하며 전액 환수했다 . 항우연은 법인카드 사용지침에서 주점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
앞서 이상철 원장은 취임 이틀 만에 국민의 혈세로 위약금을 물고 관용차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 약 1 억 원의 예산을 들여 기관장실을 리모델링한 전력도 있다 . 이번 건까지 포함하면 , 이상철 원장 취임 이후 항우연의 공공기관 운영 윤리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최민희 의원은 “ 법인카드로 음주를 하고 , 쪼개 결제를 통해 국회를 속인 것을이 단순 실수로 볼 수 없다 ” 며 “ 이상철 원장이 직접 참석하고 주관한 행사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그 책임은 전적으로 원장 본인에게 있다 ” 고 지적했다 . 이어 “ 국회에 거짓 보고까지 서슴지 않은 항우연의 도덕불감증은 용납될 수 없다 . 이 원장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고 강하게 비판했다 .
또한 최 의원은 “ 이상철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직후 , 권한대행 체제에서 임명된 ‘ 알박기 인사 ’ 라는 비판을 받아온 인물 ” 이라며 “ 취임 이후 보여준 행태만 놓고 봐도 공공기관장으로서의 자질과 책임감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 ” 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 이번 건은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 면서 “ 감사원 감사를 통해 항우연의 부정 집행 전반에 대한 전수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 고 강조했다 .
1stn@hanmail.net 김영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