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인 배우들이 만드는 손길 연극이 10월 31일(목) 오후 7시 경기시청자미디어센터 다목적홀에서 ‘돌고 도는 인생’ 공연을 올렸다. 남양주시수어통역센터수어노래 공연팀의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남양주시 최재웅 복지국장, 경기문화재단 관계자, 남양주야학 학생, 새암교회 성도, 농 회원 및 가족, 사회복지현장실습생 등 140명이 연극을 관람했다.
이 연극은 오 헨리의 단편소설 <인생유전>을 각색했으며, 평생을 함께해 온 노부부가 황혼 이혼을 앞두고 판사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인생의 의미와 해학이 담긴 작품이다. 연극은 모두 수어로 진행되었다.
배우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농인들로 아마추어이지만 수어로 연극을 만들 수 있고, 수어만으로 만들어진 연극이 청인 관객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계기에서 시작됐다. 박재연 연출가는 “앞으로 전국으로 확대해 농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다섯 번째 막을 올린 수어 연극은 농인 배우들의 열정과 노력, 꾸준한 연습으로 성공리에 마쳤다. 농인의 풍부한 표정 연기와 자막이 함께 하기에 청인 관객도 즐겁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특히, 69세 농인 배우 고영기씨는 52년 양복 기술자로 외길 인생을 살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시간을 내어 성남에서 오가며 연극에 함께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2024 경기도 장애 예술인 전문예술 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문화플래닝ABC의 임지연 대표가 수어 연극으로 기획하여, 올해 공연까지 공연 전체를 수어로 이끄는 아마추어 연극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양주시수어통역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다.
gang7111@naver.com 강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