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원 시인의 새 시집 《사랑이 익어가기까지》는 ‘내 주변의 것을 사랑하다’를 테마로 아롱아롱 맺어진 작품이다.
총 80편의 시들은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에서 시작하여 자녀를 향한 애틋함, 살아온 생애에 대한 다짐들을 사랑의 언어로 변환하여 그려내고 있다.
특히 1부 ‘겨울이야기’는 유년 시절에서 추출한 어머니, 아버지 이야기가 도드라진다. “…/눈을 비비고 보려 해도 엄마는/ 바글바글 끓어오르는 된장찌개에/ 한 스푼 맛만 보이고 가 버리셨습니다/ (중략) / 입맛을 다시며 거울 앞에 앉아 그려봅니다// 그렇습니다/ 엄마는 내게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입니다”-〈엄마〉 중. “…/ 큰놈부터 차례대로 씻기고 따뜻한 물수건으로/ 막내를 닦아주며 기약 없는 날들을 막연히 기다리시던 어머니”-〈어머니 1〉 중. “내게 보이지 말라던 등/ 왜 그대는 내게 보이고 가버렸는지/ 나는 묻고 싶다오”-〈갈바람〉 중.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 어느덧 부모의 나이가 된 소회를 담백한 언어로 직조한 시들은 인류 보편적 가치인 혈연이라는 주제를 가져와 읽는 이들의 마음에 울렁임을 주고 있다. 자기 고백적, 더 나아가 참회에 가까운 남 시인의 작품들은 세월 속 아픔, 시간에 풍화된 것 등에서 포착한 깨달음을 서정적인 단어로 연결해 시인만의 ‘사랑의 이야기’를 꾸려내고 있다.
남승원 시인은 2007년 〈아동문예〉 동화 작가로 등단했으며 2008년 〈한극문학정신〉에서 〈이른 새벽 나와의 대화〉 외 2편이 당선되어 본격적인 시작詩作 활동을 펼쳤다. 2018년 계간문예작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운영위원회 위원, 아동문예 사무간사, 계간문예작가회 중앙위원 노원문인협외 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