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안성시의회 국민의힘이 통과시켰던 조례를 지역 건축업자들의 요구 때문에 불과 반년 만에 다시 개정, 조례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사태가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황윤희 안성시의원은 “이는 이익집단의 압력에 주민들의 최소한의 주거권 보장은 나몰라라 하고 심의를 번복한 것”으로, “시의회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하는 최악의 선례로 남을 것”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이번에 다시 번복한 조례는, 앞서 지난해 9월 안성시의회를 통과한 ‘10호 이상의 집단주거지에 공장이 들어설 경우 100미터의 이격거리를 두도록’ 한 조례다. 이는 자연부락 거주 주민의 최소한의 주거권과 재산권을 보호하고자 만들어졌던 조례로, 마을 가운데 공장이 입지한 보개면 분토마을의 민원으로부터 촉발된 바 있다. 해당 조례에는 국민의힘 시의원 4명을 포함, 의원 8명 중 7명이 공동발의했다. 또 시의회 심의 당시에는 의원 2명의 간단한 질문만 있었을 뿐 조례개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후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건축업자들의 민원이 있다는 이유로, 조례에서 규정한 이격거리를 완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 이번에 통과시켰다. 조례 내용은 ‘제조업소나 공장의 개발행위허가 신청 시 50미터 안에 가구 5호 이상이 입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격거리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와 같은 조례내용조차도 심의과정에서 더 완화해 통과시켜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지나친 행위 규제’라는 건축업자들의 의견이 많이 접수됐다는 이유로 그보다 더 완화된 ‘50미터 이내 7호 이상일 경우’ 제한하는 것으로 내용을 수정해 최종 통과시킨 것이다.

해당 조례를 발의했던 황윤희 의원은 “원래 조례에도 특별한 경우 기준을 완화할 수 있는 예외규정을 두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의 요구에 50미터에 5호 정도의 규제로 완화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어기고 조례심의에서 또 건축업자들의 민원을 핑계로 이격거리를 더 완화했다”고 밝히고, “건축 외벽에서부터 50미터 안에 7호 이상이 입지하는 사례는 거의 없어, 이는 조례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여 “이익단체가 집단행동을 하면 거기에 따르는 것이 의회냐, 그럼 향후에도 조례가 발의될 때마다 일부가 의견을 제출하면 그 의견을 따르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다수 서민의 주거권과 재산권은 무시하고 건축업자를 대변하는 꼴이 되어버린 국민의힘은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nv1225@hanmail.net 이선형기자